PPSU 젖병은 왜 갈색일까? 색에 숨어 있는 고분자 화학

아기 젖병을 고르다 보면 유독 눈에 띄는 색이 있습니다. 바로 투명한 갈색 또는 호박색을 띠는 PPSU 젖병입니다.

유리 젖병은 투명하고 PP 젖병도 비교적 맑은 색인데, PPSU 젖병은 브랜드가 달라도 비슷한 황갈색을 띠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시 젖병을 오래 사용해서 변색된 걸까요? 아니면 일부러 색소를 넣어 갈색으로 만드는 걸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PPSU 소재 자체가 본래 황색~호박색 계열의 색을 띨 수 있습니다. 이 색을 이해하려면 PPSU라는 고분자가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PPSU란 어떤 소재일까?

PPSU는 Polyphenylsulfone(폴리페닐설폰)의 약자입니다.

여러 분자가 반복적으로 연결된 고분자(polymer)의 한 종류이며, 높은 온도에서도 물성을 유지하는 특성이 있어 의료기기, 식품 접촉 제품 등 반복적인 열과 세척을 견뎌야 하는 분야에서 활용됩니다.

특히 PPSU는 비정질(amorphous) 열가소성 플라스틱으로 분류되며, 높은 내열성과 가수분해 안정성 등을 특징으로 합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반복적으로 세척하고 소독하는 젖병의 소재로도 사용되는 것입니다.

PPSU 젖병은 왜 갈색일까?

PPSU 젖병의 갈색은 단순히 ‘갈색 색소를 넣어서’라고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상용 PPSU 수지 자체가 투명한 황색 또는 호박색 계열의 외관을 나타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PPSU의 분자 구조가 관계되어 있습니다.

PPSU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방향족 고리 구조와 설폰(sulfone)기를 포함하는 고분자입니다. 이러한 화학구조는 PPSU가 가진 열적·기계적 특성뿐 아니라 빛을 통과시키고 흡수하는 광학적 특성과도 관련됩니다.

우리가 물질의 ‘색’을 본다는 것은 결국 물질과 가시광선이 상호작용한 결과입니다.

어떤 파장의 빛이 흡수되고 어떤 빛이 우리 눈까지 전달되는지에 따라 무색투명하게 보이기도 하고 노란색이나 갈색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PPSU 젖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호박빛은 단순히 오래되어 생긴 변색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갈색이면 불순물이 들어 있다는 뜻일까?

그렇지 않습니다.

플라스틱이라고 하면 무색투명해야 깨끗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투명도나 색깔만으로 소재의 순도나 안전성을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소재마다 고유한 화학구조가 다르고 그에 따라 빛과 상호작용하는 방식 역시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새 PPSU 젖병이 처음부터 황색 또는 호박색을 띤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제품이 오래됐거나 오염됐다고 판단할 근거는 없습니다.

반대로 ‘갈색이니까 더 안전하다’고 판단해서도 안 됩니다.

제품의 안전성은 단순한 색깔이 아니라 실제 사용된 원료, 제조공정, 제품의 용도와 규격, 관련 시험 및 기준 등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합니다.

PPSU가 젖병 소재로 사용되는 이유

그렇다면 굳이 PPSU를 젖병에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중요한 특징 중 하나가 내열성입니다.

아기 젖병은 일반적인 음료 용기와 사용환경이 다릅니다. 따뜻한 물이나 분유와 접촉하고 제품에 따라 열탕이나 스팀 등의 방법으로 세척·소독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젖병 소재에는 사용조건에 적합한 열적 안정성과 내구성이 요구됩니다.

PPSU는 이러한 환경에 활용되는 고성능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가운데 하나입니다.

또한 유리와 달리 상대적으로 충격에 강한 특성을 갖기 때문에 떨어뜨렸을 때 깨지는 문제를 줄일 수 있다는 것도 젖병과 같은 생활제품에 활용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다만 PPSU라고 해서 모든 제품의 사용조건이 동일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 젖병의 허용 온도와 소독 방법은 완제품 제조사가 안내하는 사용설명서를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처음부터 갈색인 것과 사용 중 변색은 구분해야 한다

여기서 하나 더 알아둘 점이 있습니다.

PPSU 본래의 황색·호박색과 사용하면서 발생한 외관 변화는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고분자 소재는 열, 자외선, 산소, 세척제, 반복적인 기계적 자극 등의 환경에 장기간 노출되면서 특성이 변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 구입했을 때부터 일정하게 보이던 호박색과 달리 사용하면서 색이 눈에 띄게 달라지거나 표면에 균열, 심한 흠집, 변형 등이 나타난다면 별개의 문제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젖병은 반복적으로 세척하고 소독하는 제품인 만큼 제품 제조사가 안내하는 교체 기준과 관리 방법을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PPSU 젖병의 갈색에서 알 수 있는 고분자 화학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젖병 하나에도 꽤 재미있는 화학이 숨어 있습니다.

PPSU 젖병이 호박빛을 띠는 것은 단순히 디자인을 위한 색이라고만 볼 수 없습니다. PPSU라는 고분자가 가진 화학구조와 광학적 특성이 소재의 외관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PPSU가 젖병에 사용되는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젖병이 반복적으로 열과 세척 환경에 노출된다는 사용조건과 PPSU가 가진 내열성·내구성 등의 소재 특성이 맞아떨어지는 것입니다.

결국 젖병을 이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순히 ‘어떤 소재가 좋다’고 외우는 것이 아니라 왜 그 소재가 사용되었는지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아기용품을 살펴볼 때 제품 뒷면의 소재 표시를 한번 확인해 보세요.

PPSU, PP, 실리콘, TPU, PE처럼 무심코 지나쳤던 몇 글자 안에도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아기용품의 성질을 결정하는 화학이 숨어 있습니다.

핵심 정리

  • PPSU는 Polyphenylsulfone(폴리페닐설폰)이라는 고분자 소재입니다.
  • 상용 PPSU는 본래 황색~호박색 계열의 투명한 외관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 PPSU의 외관은 고분자의 화학구조와 빛의 상호작용과 관련됩니다.
  • PPSU의 갈색만으로 오염이나 안전성 여부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 PPSU는 내열성과 내구성 등의 특성 때문에 젖병을 비롯해 반복적인 세척과 열에 노출되는 제품에 활용됩니다.
  • 처음부터 가진 호박색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변색·손상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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