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아기 매트에서 특유의 냄새가 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새 아기 매트를 개봉했을 때 플라스틱이나 고무와 비슷한 특유의 냄새가 느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포장을 막 뜯었을 때 냄새가 강하고, 며칠 동안 환기하면 점차 약해지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이때 가장 궁금한 것은 두 가지입니다.
“이 냄새는 대체 어디에서 나는 걸까?”
“냄새가 난다는 건 아기에게 유해하다는 뜻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새 아기 매트의 냄새는 매트를 구성하는 고분자 자체뿐 아니라 제조 과정에서 사용된 여러 물질과 잔류 저분자 성분 등이 공기 중으로 이동하면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이 관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냄새가 난다는 사실만으로 특정 유해물질이 들어 있다거나 위험한 농도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냄새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화학물질 방출이 전혀 없다고 볼 수도 없습니다.
아기 매트 냄새의 원리를 고분자 화학의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새 아기 매트에서는 왜 냄새가 날까?
아기 매트에는 제품에 따라 PE, PU, PVC, TPU, EVA 등 다양한 고분자 소재가 사용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매트는 고분자 한 종류만으로 만들어진 단순한 제품이 아닐 수 있습니다.
제품의 구조에 따라 내부 폼, 표면 필름, 코팅층, 인쇄층, 접착층 등이 결합되어 있을 수 있고 제조 과정에서 안정제, 안료, 발포 관련 물질, 가공보조제 등 다양한 물질이 사용될 수도 있습니다.
이 가운데 일부 저분자 물질은 제품 안에 머물러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표면으로 이동하거나 공기 중으로 방출될 수 있습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VOC를 일반적인 실내 온도와 압력에서 공기 중으로 증발할 수 있는 유기화합물로 설명하고 있으며, 건축자재와 가구를 비롯한 여러 생활제품이 VOC의 실내 발생원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US EPA)
VOC란 무엇일까?
VOC는 Volatile Organic Compounds의 약자로 우리말로는 휘발성유기화합물이라고 합니다.
‘휘발성’이라는 말은 해당 물질이 비교적 쉽게 기체 상태가 되어 공기 중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매트 내부에 존재하던 일부 저분자 유기화합물이 표면까지 이동한 뒤 공기 중으로 방출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중 후각으로 감지할 수 있는 물질을 맡게 되면 흔히 말하는 ‘새 제품 냄새’로 느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VOC는 특정한 하나의 화학물질 이름이 아닙니다.
물리·화학적 특성이 서로 다른 매우 다양한 물질을 포함하는 범주입니다. 따라서 “VOC가 있다 = 독성이 있다”라는 공식으로 해석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EPA 역시 VOC에 포함되는 화학물질의 건강 영향은 물질에 따라 크게 다르다고 설명합니다. (US EPA)
고분자인 플라스틱도 공기 중으로 날아갈까?
여기서 한 가지 구분이 필요합니다.
PE나 PVC, TPU와 같은 고분자 자체는 분자량이 매우 큽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실내 환경에서 긴 고분자 사슬 자체가 냄새를 내며 쉽게 증발한다고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냄새와 관련되는 것은 고분자 제품 안에 존재하는 상대적으로 작은 분자들입니다.
예를 들면 제조 과정에서 사용된 물질의 잔류 성분, 반응 부산물, 첨가제와 관련된 저분자 물질 등이 있을 수 있습니다.
어떤 물질이 실제로 방출되는지는 소재와 제조공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따라서 “PE 냄새”, “TPU 냄새”라는 표현만으로 실제 냄새를 발생시키는 화학물질을 특정할 수는 없습니다.
정확한 성분을 확인하려면 기기분석이 필요합니다.
폼 소재에서도 VOC가 나올 수 있을까?
가능합니다.
폼 소재 역시 제조 직후 다양한 휘발성 물질을 방출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유아용 침대 매트리스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새 제품과 사용한 제품 모두에서 VOC 방출이 측정됐으며, 평균적인 총 VOC 방출률은 새 매트리스에서 더 높았습니다. 또한 방출 정도는 폼 소재와 커버 구조, 온도 등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PubMed)
다만 이 연구는 유아용 침대 매트리스에 관한 것이므로 결과를 모든 아기 놀이매트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아기 매트는 PE 폼, PU 폼, PVC, TPU 필름 등 서로 다른 소재와 구조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새 고분자 제품에서는 일부 휘발성 물질의 방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원리입니다.
새 제품에서 냄새가 더 강한 이유
새 매트에서는 제조 직후 제품 내부에 남아 있는 일부 휘발성 물질의 농도가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습니다.
제품을 밀폐 포장하면 방출된 물질이 포장 내부에 축적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소비자가 포장을 열면 포장 내부에 있던 공기가 한꺼번에 외부로 나오면서 냄새를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휘발 가능한 물질의 일부가 공기 중으로 이동하고 환기를 통해 실외로 빠져나가면 냄새가 약해질 수 있습니다.
새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32일 동안 측정한 한 연구에서도 일부 VOC 농도가 첫날 가장 높았고 이후 점차 감소하는 양상이 관찰됐습니다. 다만 이것 역시 메모리폼 매트리스 연구이므로 모든 아기 매트에서 동일한 속도로 감소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PubMed)
‘오프가싱’이란 무엇일까?
새 가구나 매트, 자동차 등과 관련해 off-gassing이라는 표현을 볼 수 있습니다.
이는 소재나 제품 내부에 존재하던 기체 또는 휘발 가능한 물질이 시간이 지나면서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현상을 의미하는 표현으로 사용됩니다.
고분자 내부의 저분자 물질은 한순간에 전부 빠져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제품 내부에서 표면 방향으로 이동하고 표면에 도달한 뒤 공기 중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거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품을 개봉한 직후 냄새가 강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하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다만 ‘며칠 환기하면 VOC가 100% 사라진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방출되는 물질과 소재, 온도, 제품의 두께, 환기 조건 등에 따라 방출 속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온도가 높으면 냄새가 더 심해질 수 있을까?
가능합니다.
온도는 물질의 휘발과 고분자 내부에서의 이동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유아용 매트리스 연구에서는 23℃보다 36℃ 조건에서 총 VOC 방출률이 높게 측정됐습니다. 연구에서 평균 TVOC 방출률은 23℃에서 56 μg/m²·h, 36℃에서 139 μg/m²·h였습니다. 계산하면 139 ÷ 56 ≈ 2.48이므로 해당 실험조건에서는 약 2.5배였습니다. (PubMed)
그러나 이 수치를 아기 놀이매트의 방출량으로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제품과 소재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다만 온도가 화학물질의 방출 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참고할 수 있습니다.
냄새가 강하면 VOC도 많은 걸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은 아기 매트 냄새를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한 내용입니다.
사람의 코가 화학물질을 감지할 수 있는 농도인 후각 역치는 물질마다 크게 다릅니다.
아주 낮은 농도에서도 강한 냄새를 느끼는 물질이 있는 반면 상당한 농도가 존재해도 냄새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물질도 있습니다.
따라서 냄새의 강도를 VOC 농도계처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냄새가 강하다 = 유해물질이 많다”
“냄새가 없다 = 화학물질이 없다”
두 가지 모두 과학적으로 성립하지 않습니다.
또 TVOC라는 총량만으로 안전성을 완전히 판단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EPA 역시 개별 VOC마다 독성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TVOC를 낮추는 것만으로 더 안전한 제품이라고 보장할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US EPA)
냄새만으로 프탈레이트를 알 수 있을까?
알 수 없습니다.
특히 PVC 아기 매트와 관련해 냄새가 나면 “가소제 냄새인가?”, “프탈레이트가 나오는 건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후각만으로 특정 화학물질을 식별할 수는 없습니다.
더구나 프탈레이트류와 같은 일부 가소제는 휘발성이 높은 전형적인 VOC와는 다른 반휘발성유기화합물(SVOC) 범주에서 다뤄지기도 합니다. EPA의 실내 유기오염물질 분류 자료에서도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를 SVOC의 예로 제시합니다. (US EPA)
따라서 새 PVC 매트에서 냄새가 난다는 이유만으로 “프탈레이트가 방출되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근거가 없습니다.
특정 프탈레이트의 존재 여부는 해당 제품의 시험자료나 화학분석을 통해 확인해야 합니다.
냄새가 나면 아기에게 위험한 걸까?
냄새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습니다.
화학물질의 위해성은 단순히 물질이 존재하는지 여부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어떤 물질인지, 어느 정도 농도인지, 얼마나 오랫동안 노출되는지 등이 중요합니다.
VOC 역시 물질에 따라 독성이 크게 다릅니다. 일부 VOC는 눈·코·목 자극이나 두통 등의 증상과 관련될 수 있지만 모든 VOC가 동일한 건강 영향을 갖는 것은 아닙니다. (US EPA)
따라서 새 매트 냄새가 난다는 사실만으로 아기에게 위험하다고 단정하는 것도, 반대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단정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특정 아기 매트의 실제 위해성을 확인하려면 제품의 정확한 화학조성과 방출량 및 시험 결과가 필요합니다.
새 아기 매트는 바로 사용해도 될까?
제품에서 강한 냄새가 느껴진다면 우선 제조사가 안내한 초기 사용방법과 환기 방법을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인 실내 VOC 노출을 줄이는 방법으로 EPA도 환기를 권고합니다. 창문을 열거나 환기장치를 이용하면 제품에서 공기 중으로 나온 물질이 실내에 축적되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US EPA)
다만 일부러 뜨거운 햇볕에 장시간 두거나 고온으로 가열해 냄새를 빨리 빼려고 하는 것은 권하기 어렵습니다.
온도가 높아지면 일부 물질의 방출이 증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열과 자외선이 고분자나 표면 코팅의 열화를 촉진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입니다.
제품의 세척·건조 방법 역시 제조사의 지침을 따르는 것이 좋습니다.
베이킹소다나 세제로 냄새를 제거하면 될까?
임의로 강한 세정제나 용제를 사용하는 것은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기 매트는 표면에 별도의 코팅이나 필름, 인쇄층이 적용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특정 세정제가 표면층과 상호작용하면 변색이나 끈적임, 코팅 손상 등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또 세제를 충분히 제거하지 않으면 오히려 세정 성분이 표면에 남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냄새를 제거하기 위해 여러 화학제품을 추가하기보다 제조사가 허용하는 방법으로 닦고 충분히 환기하는 것이 더 합리적입니다.
KC 인증이면 냄새가 전혀 없어야 할까?
인증이나 안전기준을 충족했다는 사실과 ‘냄새가 전혀 없다’는 것은 같은 개념이 아닙니다.
안전기준은 해당 제품에 적용되는 시험항목과 기준을 충족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고 사람의 후각으로 느끼는 모든 냄새를 제거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반대로 냄새가 난다는 사실만으로 안전기준을 위반했다고 판단할 수도 없습니다.
특정 제품이 국내 어린이제품으로 관리되는 제품이라면 제품에 표시된 KC 관련 정보와 모델명 등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Safety Korea에서 해당 제품의 인증·확인 정보를 조회하는 방법이 더 정확합니다.
며칠이 지나도 냄새가 계속 심하다면?
‘새 매트 냄새는 정확히 며칠이면 사라진다’는 공통 기준은 없습니다.
고분자의 종류와 매트의 두께, 폼 구조, 표면재, 제조공정, 포장기간, 실내온도와 환기 정도 등이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특정 날짜를 기준으로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충분히 환기했는데도 강한 냄새가 지속되거나 사용 중 눈이나 코, 목의 자극 같은 불편이 발생한다면 사용을 계속하면서 냄새가 사라지기를 기다리기보다 제품 사용을 중단하고 제조사에 해당 제품의 소재와 시험자료를 문의하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아기 매트 냄새의 핵심은 ‘고분자’보다 작은 분자다
새 아기 매트에서 나는 냄새를 이해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매트 자체의 거대한 고분자 분자와 냄새를 발생시키는 저분자 물질을 구분하는 것입니다.
PE, PVC, PU, TPU 같은 고분자 사슬 자체가 실온에서 쉽게 증발해 코로 들어오는 것이 아닙니다.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존재하게 된 여러 저분자 물질 가운데 공기 중으로 이동할 수 있는 성분들이 냄새에 관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새 제품에서는 이러한 물질의 방출이 상대적으로 많을 수 있으며, 밀폐 포장을 개봉하면서 냄새가 강하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시간과 환기에 따라 일부 물질의 방출량은 감소할 수 있습니다. 실제 폼 매트리스 연구에서도 새 제품의 VOC 방출이 사용된 제품보다 높거나 초기 방출량이 이후 감소하는 현상이 관찰되었습니다. (PubMed)
하지만 코는 화학분석기가 아닙니다.
냄새만으로 어떤 물질인지, 얼마나 존재하는지, 안전기준을 충족하는지까지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아기 매트의 화학적 안전성을 판단할 때는 ‘냄새가 나느냐’ 하나보다 제품의 소재 구성, 적용되는 안전기준, 제조사가 공개한 시험자료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더 정확한 방법입니다.
핵심 정리
- 새 아기 매트의 냄새에는 제품에서 공기 중으로 방출되는 저분자 물질이 관여할 수 있습니다.
- VOC는 실내 환경에서 증발해 공기 중으로 이동할 수 있는 다양한 유기화합물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US EPA)
- PE·PVC·TPU 등의 거대한 고분자 사슬 자체가 실온에서 쉽게 증발해 냄새를 만드는 것으로 설명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습니다.
- 새 폼 제품은 사용한 제품보다 VOC 방출량이 높을 수 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일부 방출량이 감소할 수 있습니다. (PubMed)
- 온도는 일부 휘발성 물질의 방출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냄새가 강하다고 유해물질 농도가 반드시 높은 것은 아니며 냄새가 없다고 화학물질 방출이 없다는 뜻도 아닙니다.
- TVOC 총량만으로 제품의 안전성을 완전히 판단할 수 없으며 개별 물질의 종류와 농도, 노출 수준이 중요합니다. (US EPA)
- PVC 매트 냄새만으로 프탈레이트가 방출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없습니다.
- 새 제품에서 냄새가 강하다면 제조사의 사용 지침을 확인하고 충분히 환기하는 것이 기본적인 관리 방법입니다. (US EPA)
- 특정 아기 매트가 실제로 안전한지는 냄새만으로 확인할 수 없으며 해당 제품의 시험 결과와 정확한 소재 정보를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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